디 퍼 런 트 -문영미
<디퍼런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문영미 교수가 쓴 책으로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책의 제 1부에서 저자는 경쟁할수록 차이점을 잃고 동종이 되어가는 브랜드 상품의 경쟁 사이클을 분석했다. 마케팅의 목적은 자사 상품과 타사 상품간의 차이점을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점차 경쟁이 과열되고 경쟁 상품이 많이지다보니 마케터는 아주 사소한 차이점에 집착한다. 이미 너무나 많은 브랜드와 상품에 압도된 소비자는 마케터가 강조하는 차이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제품 성숙기에 다다른 카테고리에서는 기업의 마케팅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버리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
또한 카테고리(한 제품군)가 탄생하고 성숙해지는 과정 속에서 소비자의 태도를 다섯 가지로 분류한 부분은 상당히 인상깊었다. 나는 시장안에 존재하는 소비자는 기업이 출시하는 제품을 소비하기만 하는 수동적이고 정적인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소비자는 시장의 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변화의 여지가 많은 역동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몇 십년 전의 주방 세제 시장을 이끌어갔던 브랜드는 고작 3-4개 불과했다고 한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그 중 가장 신뢰가 가고 맘에 드는 브랜드의 세제를 구매하여 사용하였을 것이다(자신이 어떤 브랜드의 주방 세제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주방 세제는 다양한 브랜드는 물론이거니와 향, 세척력, 친환경 여부, 디자인 등등 족히 수백가지는 넘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상품이 존재한다.
너무 많은 옵션에 둘러싸인 소비자들은 제품과 브랜드 하나 하나의 장단점이나 특징을 따질 의욕을 잃고 가장 단순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저자는 대부분의 카테고리가 이러한 과잉 성숙기에 진입했다고 보고 이를 대하는 소비의 유형을 5가지로 나눈다.
카테고리 전문가, 기회주의자, 실용주의자, 냉소주의자, 브랜드 로열리스트. 한 카테고리를 포함하는 시장의 형태, 성숙기가 어떠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태도는 바뀐다. 저자가 책에서 끝까지 강조하는 점도 바로 이 부분이였다.
결국 소비는 인간의 특성이기에 비합리적이고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에 마케터는 소비자의 심리와 태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인간을 이해하려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제 2부에서는 어떻게 브랜드가 진정한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저자가 보기에 차별화에 성공한 상품 사례와 브랜드를 소개한다. 많은 경영서나 마케팅 책이 경쟁사가 따라잡을 수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별로 특별하지 않은 간단한 차이는 경쟁사에 의해 금방 따라잡히고 말기 때문이다. 저자는 브랜드의 좀더 근본적인 차별화를 강조하며 차별화란 결국 포기를 의미한다고 역설한다.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기업은 제품이 가진 모든 장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모든 특성을 기준치에 도달하게 하고 제품은 지극히 평범해지고 만다. 기업은 자신이 제시할 수 있는 여러 특성 중 의미있는 몇 가지를 재조합해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는데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는 결국 완벽해지고자 하는 집착을 내려놓고 신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데 더 집중해야 함을 말한다. 물론 그 새로운 가치에는 신선함, 새로움, 낯섬, 엉뚱함뿐만 아니라 '의미'도 있어야 한다. 인간이 의미있다고 느낄만한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어렵군..).
저자는 이렇게 차별화에 성공한 브랜드를 3가지로 분류한다. 역 브랜드, 일탈 브랜드, 적대 브랜드. 세 개의 브랜드의 특성이 어느정도 겹치기는 하지만 차별화에 성공한 브랜드 사례를 특정 기준에 따라 설명해주는데 굉장히 재미있었다(과잉 만족으로 일반적인 혜택에는 무감각해진 소비자들은 '더' 보다는 '덜', '친절'보다는 '불친절'을 더 신선하게 느낀다는 인사이트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대다수의 기업은 약점을 보완해 평준화를 하려고 하지만 극소수의 기업은 약점을 보완하는 대신 장점을 강화해 차별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기업도 그렇고 개인도 그렇고 자신의 장점을 강화하려기 보다는 뭐가 부족한지 분석하고 그 부분을 보완하려고 앴느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삶을 살 때도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평준화하기보단 장점을 살려 차별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겠다.
어떻게 하면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지 알고 싶다. 어떻게 하면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알고 싶다. 그래서 이렇게 케케묵은 책을 들여다봤는지 모른다. 사람들은 다름과 차별성를 숭배하는데 그 방법이 참 어렵다. 사람들은 남들과 비교하여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르다는 것은 언제나 누군가와의 비교가 동반된다. 과연 비교에서 차별화를 발견할 수 있을까?
진화의 역설 ‘더 많은 것이 변할수록,
더 많은 것이 그대로 남아있다
by 문영미
사람들은 자신을 다르게 만들기 위해, 남들과 비교하여 무언가를 더 잘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 무언가를 차별화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열심히 차별화를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면 토익점수라던가, 자격증이라던가 말이다. 이제는 조금씩 토익 900이 치이는 때가 왔고, 너도나도 자격증을 가지는 때가 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또 어떤 것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해버린다.
by 문영미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기업들이 열심히 경쟁하다 보면, 결국 제품은 구별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한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은 결국 가장 싼, 가장 최신의 것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경쟁은 결국 모두 같아지는 것으로 귀결되어 버린다. 더 무서운 건 상향 평준화되어 아무거나 골라도 좋기에 어떠한 선택도 상관없게 된다는 것이다.
혁신의 3가지 방법
1. 진정한 혁신은 ’확장‘이 아닌 ’제거‘를 통해
가능하다. ex) 구글, 이케아
2. 진정한 혁신은 분열을 통해 가능하다.
-소비자 계층 양분 ex) 미니쿠퍼, 버켄스탁
3. 진정한 혁신은 변형을 통해 가능하다.
-로봇을 애완견이라고 소개하는 것, 기저귀를 팬티라고 판매하는 것 –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 영향
마지막으로 하버드 학생들과의 토론을 통해 무언가를 생각할 때 불가능한 것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마케팅책과 마찬가지로 마케터에게 중요한 점은 소비자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정말 차별화에 대한 많은 책과 글들이 있지만 생각할수록 어렵고 정의하기 힘들다.
차별화는 전술이 아닌 새로운 사고의 틀이다. 보고 듣고 분석하고 인정하는 태도다. 디퍼런트하게 일하고 디퍼런트하게 살고 싶다. 넘버 원을 넘어 온리원
작가는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차별화를 만들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 가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사례와 제안 등을 들려준다. 그리고 나는 작가의 말을 요약하여 차별화를 만드는 5가지 방법으로 정리했다.
차별화를 만드는 5가지 방법
1. 불균형을 더욱 불균형하게 만들라.
무언가를 평가하려는 시도는 결국 그 속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을 비슷한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무리를 따라 이동하려는 경향인 평준화는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그리고 한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최고의 장애물이다. 무리의 시선으로 개체를 바라보는 것과 개체의 시선으로 무리를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최고가 되기를 원한다면 분석과 조사에 집착하는 태도는 가급적 멀리하고, 스스로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2.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수평적 차별화를 만들라.
수평적 차별화는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그리고 경쟁 무리로부터 벗어나는 진정한 차별화이다.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는 수직축뿐만이 아니라, 수평축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대와는 전혀 다른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카테고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개념을 제시했을 때, 소비자들은 제품에 호감을 느낀다.
3. 기존의 개념에 새로운 의미를 추가하며 변화를 만들라.
주변의 사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해야 한다. 100%의 정답이 아니라, 2%의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것이다. 옛날의 친숙함 속에서 오늘의 생소함이 나타나고, 오늘의 같음 속에서 내일의 다름이 탄생한다. 지금까지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찾아내야 한다.
4. 기존의 흐름을 벗어나면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져라.
세상에는 별로 의미가 없는 차별화, 그리고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차별화가 존재한다. 사람들은 오직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차별화만을 진정한 차별화로 인정한다. 무언가 차원이 다른 용감한 행동. 끝까지 진지하게 자신이 결심한 바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5.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을 마음을 자극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라.
인간의 복잡하고 모순된 생각과 감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언제나 세상 속에 머물러 있어야 하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호흡해야 한다. 차별화는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을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통찰력이고, 그 이상의 것이다.
사람들은 차별화를 숭배한다. 어떻게 하면 남들과 다르게 되거나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하지만 진짜 다름, 차별화를 원한다면 남들이라는 대상을 제거해야 할 것이다. 남과 나의 비교에서는 어떠한 차별화도 이뤄낼 수 없을 것이다. 비교는 논외인 것이다. 지금껏 나는 다르다고 불리는 것들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다른 것들을 보고 달라지는 법을 따라 하고 있었다. 토익 900을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 자체가 온리원이다.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냥 나 자체가 차별화인 것이다. 차별화를 위해서는 나의 장점과 내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을 깊게 들여 다 봐야 할 것이다. 나와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 딱 우리만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차별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작가가 말하고 있는 온리원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우리가 다름을 갖고 싶다면 나 자신을 단련해야 할 것이다.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것들 갈고닦아야 한다. 나만의 가치관, 나만의 취향, 나만의 방식을 깨닫는 것 그것이 진짜 온리원 앤 디퍼런트가 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